달력에 시어머니 생신이 다가오면 마음이 먼저 바빠집니다. 명절은 온 집안이 함께 치르지만 생신은 며느리와 사위의 준비가 유난히 눈에 띄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겁낼 일은 아닙니다. 순서대로 하나씩 정하면 됩니다. 시어머니 생신 선물을 준비하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첫째로 무엇을 알아봐야 하나
고르기 전에 정보부터 모읍니다. 혼자 추측하는 시간이 가장 아깝습니다.
배우자에게 묻기. "어머님 뭐 좋아하셔"는 답이 나오지 않는 질문입니다. 이렇게 바꿔 물어보세요.
- 어머님이 평소 자주 입으시는 색이 무엇인지
- 최근에 불편하다고 하신 것이 있었는지
- 예전에 받으시고 정말 좋아하신 선물이 무엇이었는지
- 받으시고 안 쓰신 것은 무엇이었는지
시누이나 동서에게 묻기. 형제가 각자 준비한다면 품목이 겹치지 않게 미리 이야기합니다. 함께 하나를 준비할지도 이때 정합니다.
기억 더듬기. 지난번 뵀을 때 두르고 계신 머플러, 들고 계신 가방, 집 안에 놓인 소품을 떠올립니다. 취향은 이미 쓰고 계신 물건에 드러나 있습니다.
둘째로 예산은 어떻게 정하나
예산은 부부가 함께 정하고, 양가 부모님 생신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한쪽에만 후하면 언젠가 이야깃거리가 됩니다.
| 상황 | 예산을 잡는 방법 |
|---|---|
| 보통의 생신 | 해마다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 올리면 내년에도 유지해야 합니다 |
| 용돈을 함께 드릴 때 | 선물은 가볍게, 마음을 전하는 소품 정도로 |
| 형제가 함께 준비할 때 | 총액과 나누는 비율을 먼저 정하고 한 사람이 주문을 맡습니다 |
| 칠순·팔순 같은 큰 생신 | 식사 자리, 선물, 사진 등 항목별로 나누어 형제가 분담합니다 |
금액 자체에 정답은 없습니다. 집안 형편과 분위기에 맞추되, 우리 가계에 무리가 없는 선이어야 오래 이어 갈 수 있습니다.
셋째로 어떤 품목을 고르나
생신 선물은 명절 선물과 결이 조금 다릅니다. 명절이 집안에 드리는 것이라면 생신은 그분 한 사람에게 드리는 것입니다. 살림에 보태는 물건보다 어머님 본인이 쓰실 물건이 어울립니다.
- 머플러와 스카프: 치수 걱정이 없고 얼굴 가까이 두르는 물건이라 선물 받은 느낌이 큽니다. 평소 겉옷 색과 어울리는지 떠올려 고릅니다.
- 장갑: 겨울 생신이라면 바로 쓰입니다. 안감이 부드럽고 끼고 벗기 쉬운지 봅니다.
- 작은 가방이나 지갑: 가볍고 여닫기 쉬운 것으로 고릅니다.
- 보석함, 꽃병 같은 방 안 소품: 화장대나 거실에 놓고 날마다 보시는 물건입니다. 크기가 과하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 꽃: 선물에 곁들이면 생신상이 환해집니다. 화분은 가꾸기를 좋아하시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옷과 신발은 치수를 정확히 알 때만 고릅니다. 안마기와 찜질기는 생신 선물로 자주 떠올리지만, 의료기기인 제품과 아닌 제품이 섞여 있어 제품마다 확인이 필요하고 어머님 건강 상태도 알아야 합니다. 며느리나 사위가 여쭤보지 않고 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품목입니다.
받으시고 좋아하신 것을 다시 드려도 될까
됩니다. 지난번에 드린 머플러를 잘 두르고 다니신다면 다른 색으로 하나 더 드리는 것은 좋은 선택입니다. 새로운 것을 찾느라 애쓰기보다 확인된 취향을 따라가는 편이 실패가 없습니다.
넷째로 언제 주문하고 무엇을 확인하나
생신 날짜가 음력인지 양력인지부터 확인합니다. 음력으로 쇠신다면 해마다 날짜가 달라지니 달력 앱에 음력 반복 일정으로 넣어 두세요.
온라인으로 주문한다면 생신 일주일 전쯤 받는 것이 알맞습니다. 전자상거래법 제17조에 따른 청약철회는 물건을 받은 날부터 7일까지라, 너무 일찍 받아 두면 드린 뒤에 교환할 기간이 지나 버립니다. 반대로 너무 늦으면 배송이 생신을 넘길 수 있습니다.
확인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 선물 포장이 되는지, 가격이 적힌 명세서가 빠지는지
- 실물 색이 화면과 얼마나 다른지(구매 후기의 사진 참고)
- 전기를 쓰는 제품이라면 안전인증 표시가 있는지
다섯째로 어떻게 드리나
식사 자리에서 케이크나 미역국 전후로 드리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며느리 혼자가 아니라 부부가 함께 준비한 것으로 드리세요. 배우자가 먼저 "저희가 준비했어요" 하고 건네면 어색함이 덜합니다.
카드를 꼭 넣습니다. 길게 쓸 필요 없이 "어머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늘 건강하세요"에 고른 이유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지난번 그 코트에 잘 어울리실 것 같아서요" 같은 한마디가 값보다 오래 기억됩니다.
그 자리에서 둘러 보시거나 들어 보시게 하고, "혹시 색이 마음에 안 드시면 바꿔 드릴게요"라고 덧붙입니다. 찾아뵙지 못하는 해에는 선물이 생신 전에 도착하게 보내고 당일에 전화로 인사드립니다.
큰 생신에는 무엇이 달라지나
칠순이나 팔순처럼 온 가족이 모이는 생신은 선물 하나보다 자리 전체가 선물이 됩니다. 형제가 모여 식사 장소, 비용 분담, 사진 촬영, 답례 준비를 나누어 맡고, 선물은 형제가 함께 하나를 준비하는 집이 많습니다.
이럴 때 며느리가 따로 준비한다면 큰 것일 필요가 없습니다. 손편지나 가족사진을 모은 사진첩처럼 품이 든 작은 선물이 그 자리에서 오히려 눈에 띕니다. 준비 과정의 기록은 남겨 두세요. 다음 큰 생신 때, 그리고 친정 부모님 생신 때 그대로 참고할 수 있습니다.